작년 여름 휴가 때 친구하고 같이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오픈워터 자격증을 취득할 때는 둘이서 열대 바다 다이빙을 꿈꾸며 즐거웠지만, 그건 잠시 뿐 둘이서 스쿠버다이빙을 갈 수가 없습니다. 자격증이 있지만 오픈워터 둘이서 하기에는 너무 무서워요. 그래서 가린이를 구해줘에 갔습니다.
이 포스팅은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취즉하고 1년 넘게 다이빙 한번 가지 못한 다린이가 다린이를 구해줘를 만나면서 물뽕을 맞아버린 후기 입니다. 진짜 다린이를 구해주다니….정말 이런게 있었네요.
다린이가 혼자서 바다에 가지 못하는 이유
스쿠버다이빙을 배울 때 첫 자격증이 오픈워터 다이버 자격증입니다. 수심 18미터까지 내려가서 다이빙을 할 수 있고, 장비 사용법과 중성부력,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여러가지 스킬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2박 3일 동안 시간과 돈을 들여 나름 빡시게 교육을 받았고, 교육 센터도 나름 유명한 곳이라 대충 대충이 없었지만, 자격증을 취득하고 친구와 둘이서 바다에 가지 못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요약하면 “갈 사람이 없습니다” 입니다.
어떤 분들은 용기내서 아무 다이빙샵에 예약을 해서 어떻게든 되겠지 돌진하는 사람도 있지만, 다린이 중에 그런분은 거의 없을거고, 저와 같이 누군가 같이 가서 펀다이빙을 하는데 도움을 줬으면 하는 마음일 겁니다.
물론, 수중 가이드를 부탁하면 비용을 지불하고 바다속에 들어갈 수 있지만, 친구와 둘이서 가는데 수중 가이드 비용을 매번 지불하면서 다이빙 하기에는 부담이되고, 버디라고 둘이서 들어가기에는 너무 걱정이 되고, 이래저래 괜히 자격증을 땄나? 후회도 했습니다.
다이빙을 하지 않는 분들은 자격증이 있는데 뭐가 걱정이야 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초보 다이버인 다린이들에게는 검고 푸른 바다가 누군가 데려간다면 아름답게 보이고, 초보끼리 간다면 공포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실력이 있는 분들과 같이 가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낄 자리가 아닌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 참 내 돈 내고 하는데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1년 동안 펀다이빙을 가지 못했어요.
다린이를 구해줘~
어느날 인터넷을 하다가 다린이를 구해줘~라는 오픈 채팅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글을 보니 저와 같이 자격증을 따고 오갈데 없는 다린이를 구해줘~라는 방인 듯 했습니다.
블로그를 보니 취지는 대단했습니다. 어느 강사님 혼자서 스쿠버다이빙을 갈 수 없는 다린이들을 데리고 스쿠버다이빙 투어를 다니면서 가이드 역할을 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별도의 가이드 비용이 추가 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다이빙 비용도 본인 것만 내면 된다는 식이였죠.
처음에는 에이~ 그러다가 뒷통수 맞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스쿠버다이빙 동호회나 카페 등을 보면 99%가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어떻게 별도 비용 없이 가이드를 해줄까라는 합리적인 의심이었죠.
다린이를 구해줘~ 오픈채팅방
올해 초 3월 쯤인가 다린이를 구해줘~ 라는 오픈채팅방을 발견하고 친구하고 둘이서 가입하게 되었어요. 입장 조건은 없었고, 다이빙을 배우고 싶은 예비 다이버도 참여가 가능했어요 약 50여명이 있었는데 제가 알고 있었던 오픈채팅방하고는 사뭇 달랐습니다.
여기 왜 이렇게 조용해? 혹시 죽어가는 방인가? 그런데 채팅방 만든 날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채팅방에 가입하고 이런 저런 생각게 잠겨 잠복근무 하듯 여기가 믿을만한 곳인가 우리가 같이 참여할 수 있는 곳인가 염탐했습니다.
다만, 오픈 채팅방에 가입하는데 실명을 공개해야 하는 점이 가입을 망설이게 했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니 방장도 실명으로 하고 있고, 채팅방에 참여한 모든 분들이 실명으로 활동하고 있으니가 뭔가 신뢰감도 들고 같이 다이빙을 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팀 다린이 카페 (Team Dareenii)
처음에는 오픈채팅방으로 투어 공지를 하고, 저렴한 스쿠버다이빙 장비를 소개하고 했지만, 오픈 채팅방이 점점 활성화 되면서 카페도 만들었네요. 카페 이름이 Team Dareenii, 뭔가 있어보이지만 다시 읽어 보다가 빵 터졌네요. 직역을 하면 다린이 팀이지 뭐예요. ㅎㅎㅎ
친구와 저는 당연히 카페도 가입했습니다. 카페가 만들어지기 전에 다린이를 구해줘~ 방장님이랑 다른 다린이 회원분들과 같이 동해로 다이빙을 다녀 왔는데 너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어서 망설이지 않고 카페 가입을 했습니다.
사실 다이빙 투어를 처음 따라갔다가 갑자기 궁금증이 폭발했네요. 물론 지금도 궁금합니다. 회사에 다니는 방장님이 왜 그렇게 다린이들을 챙겨주고 다린이들 실력이 좋아지게 하려고 그렇게 열심히 하시는지가 말이죠. 잘은 모르지만 다이빙 투어 비용을 보면 수수료도 받지 않으시는 것 같아요.
너무 궁금해서 한번 물어 봤는데, 씨익~ 웃으시면서 ‘자기 자신과의 약속’ 때문이라고 하시네요. 더이상 말하고 싶지 않으신 것 같아서 그냥 약속을 지키시는 중이구나~라고만 알고 있습니다. 덕분에 4깡 다린이였던 제가 지금 20로그가 넘었습니다. 몇 번의 투어를 따라다녔는데 다이빙이 이렇게 즐겁고 행복한 것을 이제야 알 것 같아요.
올해 따라 다녔던 Team Dareenii 투어
4월 1일 영덕 다이빙을 시작으로 홍도 다이빙, 강릉 다이빙, 포항 다이빙 등 기회가 있을 때 마다 계속 따라다녔어요. 내가 생각해도 그동안 다이빙이 하고 싶어 근질거려서 어떻게 살았나 싶을 정도로 짧은 시간에 스쿠버다이빙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완전 좋아요. 급기야 올 가을에 가는 오키나와 케라마 블루 투어도 신청했습니다. ㅋㅋㅋㅋ
처음 오픈워터를 따고 4로그 다이버가 다이빙을 같이 가면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챙겨줘야할 것도 많고 해서 같이 가기를 꺼려합니다. 다른 곳은 그런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다린이를 구해줘~는 어느 투어에서도 로그수 제한이 없습니다. 그만큼 다린이들이 갈 수 있는 곳을 투어 장소로 하는 거겠죠.
그렇기 때문에 실력이 좋은 다이버들은 재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딥다이빙이나 텍다이빙을 하는 분들에게는 재미 없는 방일지 몰라도, 우리 같은 다린이들에게는 안식처와 같은 곳이고 다이빙을 알아 가는 유치원 같은 곳입니다.
방장님이 언제까지 약속을 지켜갈지 모르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힘드시더라도 약속을 지키는 중이 계속 되었으면 합니다. ㅎㅎㅎ 그래야 저 같은 다린이들이 마음 편하게 스쿠버다이빙을 즐길 수 있으니까요. 모든 다이빙 비용은 본인 비용만 지불하면 됩니다. 따로 수수료나 강습비?? 가이드비?? 이런게 없어요. 그래서 미안하기도 하지만 우선은 잘 따라다니면서 많이 배우겠다는 욕심이 앞섭니다.
찐 다린이였던 제가 6개월 만에 물뽕을 맞은 다이버가 된 이유는 다린이를 구해줘~ 오픈 채팅방을 알게되면서 부터 였습니다. 자격증은 있는데 펀 다이빙 버디가 없거나 가이드가 없는 분들을 위한 찐 다이버 방이라 생각합니다. 저와 같은 분들이라면 무조건 참여해 보세요. 정말 좋은 사람들이고 좋은 다이버 들입니다. 저는 100로그 될 때 까지 계속 따라다닐 예정입니다.